영화 [베테랑]이 8월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머니투데이 전형화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Q) 영화 [베테랑] 흥행이 상당한데요. 어제로 400만명을 넘어섰죠?
A) 그렇습니다. [베테랑]은 지난 13일 40만 6759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는데요. 8월5일 개봉해 누적 438만 8763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날 [협녀] [미쓰 와이프] 등 신작들이 개봉했지만 [베테랑]과 [암살]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습니다. [암살]은 16만 7030명이 찾았습니다. 이렇다는 건 오늘부터 이어지는 광복절 연휴 동안 [베테랑]이 1위를 질주하고, [암살]이 2위를 달린다는 걸 의미합니다. 현재 추세라면 [베테랑]은 이번 연휴 동안 누적 6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Q) 엄청난 흥행 속도인데요. [베테랑]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테니 간단한 설명 부탁드릴게요.
A) [베테랑]은 2013년 1월 [베를린]을 선보였던 류승완 감독이 2년만에 내놓은 영화입니다. 범인을 잡기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광역수사대 형사가 악행을 저지르고도 아무 처벌도 받지 않는 재벌3세를 잡기 위해 노력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인데요. 류승완 감독은 데뷔할 때부터 액션키드라고 불릴 만큼 액션 연출이 장기인데요. 이번에는 주변 사물을 이용해서 대결을 벌이는 성룡식 액션을 절묘하게 영화에 넣었습니다. 액션과 코미디가 결합하기도 하고, 찐한 드라마까지 녹아들어 있습니다. 황정민이 광역수사대 형사로, 유아인이 재벌3세로 나오구요. 오달수와 유해진 막강 조연이 제대로 양쪽에서 맞붙고, 모델 장윤주가 형사로 등장해 웃음을 줍니다.
Q) 저도 봤는데 정말 너무 통쾌하고 유쾌하던데요.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재벌3세의 악행이란 게 현실에서 있었던 일들이 연상되기도 하구요. 지난해 땅콩회항 사건도 떠오르던데요.
A) [베테랑] 흥행이 잘 되는 데는 말씀하신 것처럼 현실에서 한 번쯤 들어본 듯한 나쁜 짓을 하는 재벌을, 어찌됐든 처벌한다는 이야기인 점도 한 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현실에선 갑갑하지만 영화 속에선 통쾌하게 처벌을 하니깐요. 일종의 대리만족이고, 현실을 잊게 하는 마취효과죠. 사실 [베테랑]은 지난해 말 땅콩회항 논란이 한창일 때 개봉할 뻔 했었습니다. 등급 심의도 지난해 12월에 통과 했으니깐요. 그 때 개봉했다면 사회적인 분위기와도 맞아떨어질 수 있었겠죠. 그런데 투자배급사인 CJ E&M이 당시 [국제시장]을 개봉시켜야 해서 [베테랑]이 일단 뒤로 밀렸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설 개봉을 염두에 뒀었고, 5월 개봉도 날짜까지 잡혔었는데요. CJ E&M이 계속 개봉을 미뤘습니다. 통상적으론 개봉을 미룰 때 영화가 안 좋아서 그러는데요. [베테랑]은 오히려 좋아서 개봉이 밀렸습니다. 올해 CJ E&M은 개봉한 영화들의 흥행성적이 형편없는데다 여름 시장을 선도할 블록버스터도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그래서 [베테랑]은 여름시장에서 해볼만 하다고 판단해 결국 흥행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Q) 등장 인물 대부분이 연기파 배우라 누구 하나가 더 잘했다고 할 수 없을 만큼 잘했는데요. 전 그 중에서도 한 명을 꼽자면 아무래도 재벌3세를 연기한 유아인을 꼽아야 할 것 같더라구요.
A) 류승완 감독 영화의 특징 중 하나가 악당이 영화를 살린다는 점입니다. 이번에는 유아인이 그 역할을 맡았는데요. 섹시하면서도 정말 얄밉게 연기를 잘했죠. 사실 유아인은 [베테랑] 촬영 당시 드라마 [밀회]를 찍고 있는 상태라 연기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낮에는 [밀회], 밤에는 [베테랑]을 찍는 상황이었죠. 그러니깐 낮에는 특급 칭찬을 받고 밤에는 얄미운 재벌3세를 연기했다는 건데 대단하죠. 원래 류승완 감독은 유아인 전에 그 역할로 잘나가는 중견 배우를 염두에 뒀었습니다. 다행히 그 배우가 고사해서 유아인에게까지 갔는데요. 유아인도 쉽게 캐스팅된 건 아닙니다. 역할이 악역이다보니 젊은 인기 남자배우들은 싹 거절을 했습니다. CF 에 악영향을 준다는 이유가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류승완 감독 쪽에서 밑져야 본전이란 심정으로 유아인에게 캐스팅 제안을 했는데, 유아인은 역할이 좋다며 선뜻 한다고 했습니다.